표류인은 '기분이 곧 하루인 사람'이에요
기분 좋은 날엔 길에서 누가 어깨를 쳐도 그냥 넘어가요.기분 나쁜 날엔 똑같은 일에도 "아, 왜 이래?"가 먼저 나와요.같은 일인데, 그날 기분에 따라 전혀 다른 일이 돼요.생각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.고민도 많이 하고, 감정도 많이 느껴요.다만 기분이 오면, 왜 왔는지 살피기 전에 그 기분대로 먼저 움직여요.


본연의 바다 · LEVEL 1
The Drifter
표류인은 '기분이 곧 하루인 사람'이에요
표류인은 그날 기분이, 곧 그날 하루가 되는 사람이에요.기분이 좋으면 하루가 괜찮고, 기분이 나쁘면 하루가 다 별로예요.그 기분이 어디서 왔는지는, 아직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어요.
AT A GLANCE
기분 좋은 날엔 길에서 누가 어깨를 쳐도 그냥 넘어가요.기분 나쁜 날엔 똑같은 일에도 "아, 왜 이래?"가 먼저 나와요.같은 일인데, 그날 기분에 따라 전혀 다른 일이 돼요.생각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.고민도 많이 하고, 감정도 많이 느껴요.다만 기분이 오면, 왜 왔는지 살피기 전에 그 기분대로 먼저 움직여요.
표류인의 가장 큰 힘은 꾸밈없음이에요.느낀 걸 숨기지 않고, 계산하지 않아요.자기 마음을 속이지 않는다는 건, 뿌리를 찾을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거예요.당신은 그걸 이미 갖고 있어요.
기분이 가라앉은 날이 며칠 이어지면, 괜찮던 일도 갑자기 의미 없어 보여요.그러다 보면 "요즘 내 인생 왜 이렇지?" 하는 생각까지 가요.그리고 그 기분인 채로, 일을 그만둘지 사람을 끊을지 같은 큰 결정을 내리기도 해요.
연애든 친구든 일이든, 힘든 일이 생기면 그 사람이나 그 상황이 문제였다고 느끼거나, "난 원래 이래" 하고 넘겨요.실제로 상대가 문제였던 적도 많아요.비슷한 데서 자꾸 힘들어진다는 걸 느낄 때도 있어요.그런데 '왜 하필 거기서일까'까지는 잘 가지 않아요.그래서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겨도, 그 사람 얘기나 "원래 그래"로 끝나요.
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왠지 불편해요.그래서 휴대폰을 보거나, 영상을 틀어 두거나, 누구를 만나거나, 할 일을 만들어요.빈 시간이 채워지면 마음이 놓여요.대신 그 빈 시간에 올라오던 마음이 뭐였는지는, 볼 틈이 잘 안 생겨요.
표류인은 관계에서 그날 기분이 그대로 드러나요.말로 하든, 표정으로 하든, 연락을 끊든요.상대의 작은 변화도 바로 결론이 돼요.친구가 내 얘기에 시큰둥하면 "얘가 나를 무시하나?"가 먼저 와요.서운함이 생기면, 그게 서운함인지도 모른 채 짜증이나 화로 먼저 나와요.그래서 며칠 지나 "내가 왜 그렇게까지 화났지?" 싶을 때가 있어요.싸움이 끝나면 금방 풀리기도 하고, 반대로 말없이 연락을 끊기도 해요.어느 쪽이든, 그날 기분이 정해요.
속상한 일로 화가 나 있을 때, 같이 흥분하거나 따지지 않고 옆에 있어 주는 사람이에요."그랬구나.일단 뭐 좀 먹고 얘기하자." 라고 말해 주는 사람이요.
표류인은 기분이 좋은 날엔 일이 잘 풀려요.남들 이틀 치를 하루에 끝내기도 해요.그런데 기분이 꺾인 날엔 손이 잘 안 가요.칭찬 한마디에 일이 갑자기 재미있어지고,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의욕이 뚝 떨어지기도 해요.그래서 "결과가 들쭉날쭉하다"는 말을 듣기도 해요.실력은 그대로예요.달라지는 건 그날의 기분이에요.
표류인은 원하는 게 생기면 바로 손이 가요.오래 재지 않아요.그 순간의 기분이 결정을 대신해요.그래서 기분 좋을 때 덜컥 산 것, 기분 따라 시작했다가 금방 식은 것을 나중에 아쉬워하는 일이 있어요.크게 사거나 크게 정할 일이 생기면, 하룻밤만 자고 정해 보세요.아쉬운 일이 꽤 줄어요.
표류인은 크게 무너져요.하나가 틀어지면 하루가 통째로 무너지고, 그 기분이 며칠 가기도 해요.자고 나거나, 몸을 쓰거나, 사람을 만나서 돌아오는 나만의 방법이 있기도 해요.다만 왜 무너졌는지는 보지 않고 지나가서, 비슷한 일에 또 같은 만큼 무너져요.
무너진 날엔 하루를 반으로 나눠 보세요.오전이 엉망이었다면, 점심 이후부터를 새 하루로 치는 거예요.망친 건 하루 전체가 아니라 오전뿐이에요.
다음 바다는 여명인이에요.늘 지나치던 일 앞에서, 처음으로 '어?' 하고 멈춘 사람이요.표류인에서 여명인으로 가는 문은 하나예요.기분이 크게 흔들릴 때, "잠깐, 나 왜 이렇게까지 기분이 나쁘지?" 하고 한 번 물어보는 것.그 질문 하나가 첫 빛이에요.
여명인 이야기 보기 →나는 지금 어느 바다에 있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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